학생들의 인성교육과 체험학습을 위해 제도화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이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남지역 학생들의 경우 방과 후 야간 자율학습 등 바쁜 일과에 쫓기다 보니 봉사활동을 제대로 챙길 수 없는 데다 이를 지도·관리해야 할 일선 학교들도 '시간 때우기식'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봉사활동을 점수화해 내신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규정 시간을 채우지 못한 학생들이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에 한꺼번에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일부 단체의 경우 지난주까지 하루에 10∼20여 명의 학생들이 자원봉사활동을 신청하는 등 밀려드는 학생들에 업무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A 기관의 경우 최근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중고생들이 지난주 동안 70여 명 몰려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B 단체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자원봉사 교육과 함께 독거노인 돌보기 등 봉사활동을 실시했지만 한꺼번에 몰려드는 학생들을 감당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교육청이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는 봉사활동 시간은 고교생은 연간 20~30시간, 중학생은 15시간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토록 되어 있으며 이를 학생부 성적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학교별로 시간을 못 채운 학생들이 속출하면서 뒤늦게 단체를 찾아다니거나 형식적인 봉사활동을 갖는 등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실제 대입 수능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도 성적에 반영되는 규정 시간을 채우기 위해 뒤늦게 단체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학부모들은 봉사활동을 점수화한다는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과 함께 효과적인 봉사활동을 위한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A고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이를 수치화하려고 하니 형식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많다"며 "봉사에 대한 사전교육을 강화하고 내실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