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불안감 속에 선거운동을 하고 있으니 아주 답답한 마음뿐이네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 위원회가 하남시 선거구에 대한 분구를 확정하지 못하고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분통을 터뜨렸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이 22일 현재 47일 남았지만, 선거구획정을 둘러싸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분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여야 간 대립으로 최악의 늑장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선거구획정이 지연되면서 후보자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여야 간 선거구획정에 대한 합의가 안 돼 경선 진행 차질이 불가피한 데다, 각 예비후보 간 선거 전략과 공약을 구체화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현역 의원보다 불리한 정치 신인들은 선거구획정, 비례대표제 개편 등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은 절차가 많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현수막을 어디에 걸지, 명함을 어떻게 만들지 기본적인 결정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비후보들은 빨리 유권자에게 얼굴을 알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선거구획정이 안 돼 어느 지역을 근거로 삼을지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현역과 기성 정치인 기성 정치인들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름을 알릴 기회마저 줄어들기 때문이다.

획정위가 내놓은 획정 안에 따르면 하남시는 기존 1개 선거구가 2개 선거구(갑·을)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향후 여야 합의에 따라 선거구가 달라질 수 있어 예비후보들은 불확실성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획정위는 29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데드라인으로 제시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 오는 3월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처리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39일을 남겨 두고 획정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여야 간 의견 차가 커 합의된 기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예비후보자들은 불이익을 받고 유권자들도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의 인물 됨됨이와 공약을 제대로 파악할 시간이 줄어드는 등 더욱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2일 현재 하남시 지역구 출마를 목적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총 19명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구경서 국민대 특임교수(62) ▲김기윤 변호사(44) ▲김도식 전 서울시 부시장(56) ▲김영은 KINE 쇼핑몰 대표(25) ▲송병선 전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기획단장(63) 송재백 고대 정책포럼 도시지방 정책 전문위원(62) ▲유성근 전 국회의원(74)  ▲윤완채 전 경기도 의원 ▲이용 국회의원(45) ▲이창근 전 하남시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49) ▲현영석 하남시당원협의회 경제발전위원장(61)이 등록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에서는 ▲강병덕 중앙당정책위부의장(58) ▲민병선 전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51) ▲박경미 전 국회의원(58) ▲추민규 전 경기도의원(52) ▲이희청 사단법인 건강가정문화교육원 이사장(65) ▲오수봉 전 하남시장(65)이 등록을 마쳤다.

진보당은 ▲이현심 전 하남시의원(53) 이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상태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선거구획정이 늦어지면서 정치 신인들은 현수막을 어디에 걸어야 할지 파악하기도 힘들어 유권자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교사가 시험 범위를 늦게 가르쳐 주고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