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신장동 A아파트에 10년째 살고 있는 노모(50)씨는 최근 전세금 5000만원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를 받고 고민 끝에 현재의 보증금에 월세 30만원을 매달 내기로 합의했다. 노씨가 살던 아파트는 보증금 1억 8000만원의 전세집이었지만 매달 30만원씩을 더 내는 월세집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 하남지역 부동산 시장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아파트 매물이 늘고 있다.

특히 재건축 연한 단축 등을 담은 정부의'9·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전셋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은 작은 집으로 옮기거나 전세 보증금이 싼 외곽으로 내몰리고 있다.

19일 하남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장·창우·풍산지구를 중심으로 전세난은 쉽게 풀리지 않는 반면 중대형 평형 아파트 월세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부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무너져 전세임대에 대한 장점이 사라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통해 수익을 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기 위해 보증금을 낮추고, 가격을 줄이면서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전세물량이 줄어 주택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서민들이 많이 찾는 59㎡ 안팎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월세 매물만 넘쳐나는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59㎡ 안팎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보다는 월세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낮은 금리에다 전세 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한 임대자들이 계약 시 월세로 전환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