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기 때문에 관련법을 안 시켜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에 내년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하남시 전 지역이 정치인들이 내건 현수막들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요즘 미사강변도시를 걷다 보면 인도와 도로 곳곳에 붙은 정치인들의 현수막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아요”

지난 9일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5호선 지하철역 인근에서 정 아무개(39·남) 씨의 말이다.

정 씨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현수막 한쪽이 떨어져 신호등을 가리는 경우도 많다”며 “도시미관을 해치고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를 유발시키고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불법 현수막을 왜 거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하남시 전 지역이 정치인들이 내건 현수막(본지 10월 3일 자 보도)들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추석 연휴 일주일이 지났지만 철수하지 않거나 이들이 새로 내건 정치인들이 현수막이 주요 도로는 물론, 인도와 교차로 등 도심 주변을 무분별하게 도배하며 현수막 공해를 유발시키고 있는 것.

당초 옥외광고물법은 지자체에서 지정한 게시대 외의 모든 현수막을 불법으로 규정, 과태료 부과 및 강제 철거 대상이었지만 지난 2022년 6월 여야가 합의해 법을 개정하면서 12월부터 시행됐다.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정당 현수막'의 경우 특정인의 이름을 포함할 수 있는 경우를 제한하고 있으며, 당 대표나 당원협의회장(지역위원장)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은 내년 총선을 겨냥해 규정을 무시하고, 홍보문구와 함께 자신의 사진과 직위, 경력을 넣는 등 인지도 올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원치 않는 정치적 비난 문구를 반복해서 마주치는가 하면 찢어진 채 방치된 현수막이 인도를 덮치거나, 신호등을 가려 교통안전에도 위협을 주고 있지만, 철거는 나 몰라라 하고 있어 주민 혈세를 투입, 수거 작업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지자체 공무원들의 몫이다.

이들이 게첨한 현수막은 1인당 적게는 20~30개부터 많게는 50~60여 개로 1장당 7~8만 원을 지출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주민 이 모(41·여) 씨는 "모범을 보여야 할 정치인들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불법으로 설치한 현수막 때문에 도시미관은 물론 보행자들과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려 큰 불편을 주고 있는데도 하남시는 팔짱만 끼고 있다"면서 "정치인이기 때문에 관련법을 안 지켜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는 내년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