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공임대 주택에서 민원이 집중 발생하게 된 것은 국토해양부가 2004년 3월 구(舊)임대주택법시행규칙 별표1호를 개정하면서 발생했다. 

2003년 6월 당시 구임대주택법시행령 별표1에는 5년 공공임대와 10년 공공임대에 구분을 두지 않고, “분양전환 가격은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의 산술평균가액으로 한다(사실상 분양가 상한제 적용)”고 규정되어 있었으나, 2004년 3월 개정된 임대주택법시행규칙 별표 1호(현 공공주택특별법시행규칙 별표 7호와 동일)에서 갑자기 “임대의무 기간이 10년인 경우 분양전환가격은 감정평가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이 추가되면서 현재의 분양전환가 갈등이 잉태되었다. 

2004년 3월 개정된 임대주택법시행규칙 별표 1호(현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이 별표7과 동일)는 주택법의 규정을 위반한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주택법 제57조 규정에 의한 분양가상한제는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주택이 적용대상이고, 공공임대 주택(5년 및 10년)은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공공주택지구조성사업에 의해 공급되는 공공주택사업이므로 주택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공공택지’에 포함되므로 당연히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양전환가격은 감정평가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더라도 주택법 규정에 따라 5년 공공임대 주택과 마찬가지로 분양가상한제 대상이라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2010다36261, 2012.7.12)는 표준임대차계약서 상 분양전환 가격은 “2곳의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당해 감정평가금액의 산술평균금액으로 한다”고 되어 있으며, “10년 공공임대 주택의 분양전환가격 산정기준이 5년 공공임대주택의 경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재화의 성격이 다르고 그 재화의 공급에 따른 수익성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 고객에게 심히 불리한 조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10년 공공임대 주택이 분양가상한제 적용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사법적 시각에서는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책실패로 인한 부당이득을 LH와 리츠업자에게 안겨주는 것이 정당한가? 

존 롤스의 정의론으로 돌아가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가장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최대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도록 배분”하는 것이다.  

<실버봉사단으로 어르신들에게 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필자. 존 롤스는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최대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도록 배분”하는 것이 정의라고 했다>

만일 하남시 H 단지가 LH의 1차 감정평가액 대로 약 6억 5천만원(전용 84㎡ 기준)에 분양전환 된다면 LH와 리츠 업자들은 건설원가에 적정이윤(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취득한 후에 또 다시 가구당 약 3억 원씩 약 4천억 원의 추가 이득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똑같은 ‘공공택지’에 조성된 분양아파트 G 단지나, 5년 공공임대 S 단지에서는 누려보지 못하는 특별한 이득이다. 

10년 공공임대 아파트인 H 단지 입주자들은 G 단지, S 단지와 비교해서도 더 취약하고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에게만 약 3억 원이라는 큰 부담을 지우는 LH나 이를 비호해 주는 우리 사회는 과연 정의롭다고 볼 수 있을까? LH의 이득은 LH 노력이 아닌 주택가격 폭등이라는 정부의 정책실패에서 초래된 것인데, 공공기관인 LH가 그 이득을 차지한다는 것이 정당한 일인가?

LH가 취득하는 추가 이득은 존 롤스의 정의론에 비추어 볼 때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희생으로부터 발생한 것이다. 만일 5년 공공임대처럼 10년 공공임대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했다면 당연히 H 단지 입주자들이 추가적인 부담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LH가 취득하게 될 이득은 공공부문의 실패로 인한 이득이며, 공공부문이 그 실패의 결과로 취득하게 되는 모순된 이득은 당연히 부당이득이라고 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문제해결 능력을 상실한 정치권의 무능과 10년 공공임대 중단 발표

2022년 1월 국토교통부와 LH는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가 갈등의 심각성을 깨닫고, 10년 공공임대 리츠를 사실상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30년 공공임대로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10년 공공임대 정책을 중단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가? 전국적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는 10년 공공임대 주택이 10만 세대 이상이고, 그에 따라 LH와 민간 리츠업체가 사회에서 가장 불리한 처지에 있는 취약계층으로부터 얻게 될 추가적인 이득이 20~30조원에 달한다고 볼 때, 그것이 과연 정의로운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LH와 민간 리츠업체들에게 20~30조원을 안겨주면서, 10년 공공임대 입주자들의 자금 압박과 사회적 고통을 심각하게 보아야 한다. 

10년 공공임대는 입법적 해결이 필요한 부분이다. 소급입법의 방식으로 법 개정을 하여 이 땅에 정의와 공정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물론 21대 국회가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9년 자유한국당 박진 의원은 공공임대주택특별법을 발의했고, 같은 당 윤종필, 김은혜 의원,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민주당 민홍철 의원도 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반대와 국회 의석의 57%가 넘는 절대 다수당 민주당의 소극적 태도로 아직까지 입법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언제쯤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을까? 끝.

송병선(宋炳善) 하남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