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특보 속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에서 카트를 끌다 숨진 김동호(29) 씨의 49재를 앞두고 유족 측이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고 김동호씨 유족과 마트산업노조가 22일 오전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를 신청했다.

23일 고 김동호 씨 유족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 산업노조(이하 할인점노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의 사망은 온열 속 노동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산업재해를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코스트코 정규직 계산원이었던 김 씨는 이날 마트 주차장에서 업무를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업무가 주차장 카트 관리로 변경된 지 2주 만에 일어난 일로 배치 전 건강검진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며 하루 많게는 4만3,000보, 거리로는 26km까지 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트코 측은 산재보험 신청을 위해 CCTV 영상을 제공해 달라는 유가족의 요청에도 "영상 준비에 2~3주가 걸린다"고 답해 답답한 마음에 코스트코 미국 본사에도 진정서를 보냈다는 것.

또 빈소에 조문하러 온 코스트코 대표이사가 "지병을 숨기고 입사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상태다.

유족들은 사망 진단서에는 폐색전증의 원인으로 알려진 온열과 과도한 탈수가 명시됐는데도, 두 달 넘도록 회사 측이 책임 인정이나 사과 한마디 없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정해진 휴식 시간은 3시간에 단 15분, 다른 지점보다 카트 관리 근무 인원이 적어서 쉴 틈도 없었다고 유족들은 호소하고 있지만, 코스트코코리아 측은 김 씨 사망 두 달이 넘도록 사과 등 어떤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노조 코스트코 지회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고열 작업에 인력을 새로 배치할 경우 노동자가 고열에 적응할 때까지 작업 시간을 매일 단계적으로 늘리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사망진단서에도 과중한 업무에 온열로 쓰러졌다고 적시하고 있지만, 코스트코는 현재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폭염 속 사망 인정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