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하남 교산 지구 10월 착공 계획이 삐걱거리고 있다. 

교산지구 원주민들과 경기 주택 도시공사(GH)가 철거 사업권을 놓고 팽팽히 맞서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내 토지를 수용당한 조합원들은 생계를 위해 사업권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업 시행자인 GH는 중대재해법에 적용돼 안전 문제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장물 해체공사는 본격적인 하남교산지구 조성에 앞서 기존 가옥 등 지장물을 해체해 오는 2028년까지 631만4049㎡(약 191만 평) 부지에 주택 3만8000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사업구역 내에 있는 공장 등 713개다.

GH는 지난 1월 지장물 해체공사를 위한 입찰공고를 냈지만 돌연 한 달 뒤 취소했다. 생계 조합이 철거권을 수의계약을 할 것을 요구하며 집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사업권을 요구하며 60여 일째 용산 GH 사장 자택 앞 집회를 이어가면서 철거 작업은 진행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또, ▶이주대책과 지역주민의 고용과 소득 창출 보장 ▶지역주민의 생계 대책을 위한 계획을 수립 ▶간접보상과 영농 보상을 확정하고 선이주 후 철거 이행 ▶공공주택 특별법을 준수해 지역주민의 삶을 보장 ▶생계 조합 참여 사업 확대 등 5개 항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는 대립 장기화로 철거 작업이 6개월째 중단되면서 조합원과 GH가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할 경우 오는 2028년으로 예정된 입주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침에는 토지주 조합에 수의계약을 기반으로 한 사업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GH는 중대재해법에 적용되는 공사로 인명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업체에 맡길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공공주택지구 수용 토지주에 대한 지원대책이 담긴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은 지난해 7월 신설됐다.

50만㎡를 넘는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지구에서 사업자 시행자가 토지주에 대해 각종 지원 대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도록 분묘 이장, 수목 벌채, 지장물 철거 등 수익사업을 지역민 단체에 맡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지원하는 방안이다.

조합원들은 "시행령으로 수의계약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자 한사람의 입김으로 사업을 줄 수 없다는 GH공사의 행태에 대해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GH공사는 지침을 만들어 시행령을 준수하라"고 경고했다.

GH 관계자는 "철거는 안전사고와 중대 재해가 우려되는 사업으로 철거는 단순 작업이 아닌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만큼 전문기관에서 맡는 것이 맞다고 판단된다"며 "교산지구의 조속한 착공을 위해 빠른 시일내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남 교산지구는 천현동, 교산동, 춘궁동, 상·하사창동 일원 649만㎡ 규모로 공동주택 97.4%, 단독 2.6%로 비율로 조성되며 이중 사전청약 0.034%, 공공임대는 35.6%로 총 3만3,64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