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방이동을 출발, 경기 하남 감일동과 양평군 양서면을 잇는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첫 번째 관문인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고속도로 종점을 윤석열 대통령 처가 소유 땅 근처로 변경된 것에 대한 논란과 하남시가 차량 정체를 이유로 국토교통부에 요구한 시작점 변경이 수용되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자료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는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고속도로 시점 부를 감일 분기점(JCT)에서 서하남 나들목(IC)으로 변경해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했다.

하남시는 교통량이 많은 오륜사거리 쪽에 고속도로 출입구가 만들어지면 교통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감일 분기점이 설치되면 ▲서하남 분기점 ▲서남 나들목 ▲감일 분기점 3곳이 위치해 차량 정체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시점부는 하남시 감일동(위례지하보차도, 수도권 제1 순환 고속도로)으로, 종점을 양평군 강상면(중부내륙고속도로, 병산교)로 결정하고 계획노선에 대한 토지이용 구상안을 수립했다.

나들목의 경우 하남시 상사창IC와 상산곡IC, 광주시 남종IC, 양평군 강하IC 4곳이 건설되며, 분기점은 하남시 감일JCT와 광주시 북광주JCT, 양평군 양평JCT 3곳이 들어선다

교량은 하남교 120m, 상산곡1교 60m 등 총 26개소가 건설되며 길이만도 4,540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터널도 총 19개소(13,680m)가 건설, 고속도로 총연장 29km의 절반가량이 터널로 연결될 예정으로, 지하차도는 1개소로 감일 지하차도 260m가 계획됐다.

국토부는 3일 이달 초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등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서울~양평 고속국도 건설사업’ 초안 공람과 설명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노선 사업계획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추후 초안 공람과 설명회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토부는 해당 사업에 대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9일까지를 공람 기간으로 정해 서울 송파구청과 경기도 하남시청·광주시청·양평군청 등을 공람 장소로 알린 바 있다.

오는 5일에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 주민센터와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 주민자치센터에서, 6일에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남종면 주민자치센터와 양평군 강상면 감상 다목적복지회관에서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2년 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이 노선 종점이 당초 추진됐던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 검토되고, 변경된 강상면 인근에 대통령 처가 토지가 위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특혜 논란이 인다고 지적했다.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양만안)은 지난달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사안에 특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관계기관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토부 실무 부서에서 여러 안 중에 지금 말한 강상면 가는 안을 최적 안이라고 저에게 의견 제시를 최근 했지만 ‘국민적 의혹을 사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전면 재검토를 시켰다”며 “의혹이 없도록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사업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이 시발점이었던 구간도 하남시 교산동 일원이 지난해 12월, 제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방이동에서 양평군 양서면에 이르는 4차선 건설로 변경됐다.

특히, 감일지구 5km에 대해 지상을 관통하지 않고 아파트를 피해 그린벨트(GB) 밑으로 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 도심 단절 문제를 해소하고, 도로 주변 지역 개발 효과 등을 편익에 반영해 지하화로 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송파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하남시의 경우 서울과의 이동시간이 6~7분대로 주파할 수 있어 하남 교산의 경우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장으로 평일에는 출·퇴근 차량, 주말에는 관광 수요 집중으로 교통량 분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