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상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문제로 시끄럽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지진해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6기 중 파괴된 원전 3기의 노심(핵연료 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중심부)을 식히는데 사용된 냉각수와 원자로 균열로 유입된 지하수와 빗물 등을 말한다. 

원전 오염수에는 세슘, 스트론튬, 삼중수소(트리튬) 등의 방사성 핵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의 경우 심각한 위험성으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원전 오염수는 현재도 매일 140톤 규모로 쌓여가고 있으며 2023년 현재 수용능력의 최대치인 137만톤에 가까운 132만톤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정부는 2013년 이후 이 오염수 처리방안에 대해 해양방류에 방점을 찍고 논의를 진행시키다 지난 2021년 4월에 마침내 해양방류방안을 공식화하고 작년엔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공사도 완료하여 시운전까지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의 결정이 내려지면 언제든 방류가 시작되는데 향후 원전폐로가 완료되는 30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 같은 일본의 방침에 대해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당시 문재인정부는 “이번 결정은 주변국가의 안전과 해양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특히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 및 양해과정 없이 이루어진 일방적인 조치”라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검증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이런 기류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친일본외교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180도 바뀌게 되었다. 2022년 7월엔 일본의 해양방류에 대해 ‘우려’를 전하고 ‘안전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하는 선에서 소극적으로 입장을 정리하더니 올 2월엔 아예 해양과학기술원과 원자력연구원을 앞세워 원전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피해를 거의 끼치지 않을 것이란 시뮬레이션 결과를 홍보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지난 5월엔 구성원도 알려지지 않은 사찰단을 보내서 오히려 일본에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방사선 핵종을 포한한 원전 오염수를 처리하는 방안은 단지 해양방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처럼 고체화시켜서 보존하는 방안도 있고 대형탱크를 만들어 보존함으로써 위험성을 소멸시키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일본이 국제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으면서까지 해양방류를 결정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처리기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용절감을 위한 일본의 원전오염수 해양방류에 윤석열정부가 자국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참담하고 가슴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국민의 안전보다 일본의 눈치를 살피는, 21세기 윤석열정부가 만들어가고 있는 신식민지 대한민국의 실상이다. 

국민의 안전은 거래의 대상도, 외교의 수단이 되어서도 안된다. 윤석열정부는 친일정부라는 오명을 역사에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당장 일본의 원전오염수 해양방류방안의 철회와 자국 내 처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검증단을 구성하여 일본의 돌발행위와 후쿠시마 원전 완전폐로과정을 세심히 감시하는 ‘제3의 길’을 모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부의장 전 하남시장  오수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