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시행하고 있는 '학원 수강료 표시제'가 교육당국의 관리 소홀로 겉돌고 있다.

8일 학부모와 학생들에 따르면 정부는 학생들에게 폭넓은 학원정보를 제공하고 수강료의 안정화를 위해 지난 지난 2008년 부터 '학원의 설립·운동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학원 수강료 표시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학원들은 학생들을 모집할 목적으로 인쇄물·인터넷 등을 통해 광고하는 경우 시간당 또는 단과반, 종합반 등의 수강료를 눈에 잘 띄게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교습시간의 경우 1회 교습시간 및 월 교습시간을 나눠 각각 표기해야 하며 지역 내 모든 학원들은 원생 모집을 위한 광고에 교습과목과 물론 강사 이름과 수강료까지 상세히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원의 경우 일부 학원들은 수강료를 표시할 때 눈에 띄지 않게 아주 작은 글씨로 적거나 광고전단 구석에 표시하는 등 편법을 쓰고 있다.

이는 수강료를 공개하지 않아도 처벌규정이 과태료 50만∼100만원 정도로 약한데다 크기 등 정확한 표시기준이 없어 학원들이 수강료 표시제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

A 학원 관계자는 "어떤 학원도 100% 수강료 공개에 자유로울 수 없을 만큼 수강료가 철저한 비밀에 부쳐져 사교육비 과열을 막을 수 없다"며 "힘없는 일부 소규모 학원들만 단속하는 '보여주기식 단속'이 아니라 지역 내 모든 학원에 정확한 잣대를 댈 수 있는 철저한 단속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부모 박 모(45·하남시 신장동)씨는 "비싼 사교육비로 힘든데 학원이 취하는 과도한 수강료에 많은 과태료를 물리는 등의 강력한 규제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나"며 "사교육비 부담을 해소한다는 법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표시기준 명문화와 함께 교육당국의 지도단속도 필요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