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이 없이 산책로 활보 견주, 주민 간 마찰 빚어
견주, 펫존 설치해 반려견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지자체 배려 있어야
하남시, 아파트 입주자대표 협의·주민여론 수렴·공감대 형성 과정 거쳐 추진할 것

하남시가 시민과 반려견이 함께할 수 있는 대책의 일환으로 미사강변도시 한강공원 일원에 검토 중인 놀이터(펫존) 설치를 두고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배설물 방치로 인한 수질오염, 목줄 미착용으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혐오시설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과 “반려견과 목줄 없이 마음껏 뛰어놀며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반려동물이 가족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공원을 이용하는 이들이 날로 증가하자 미사강변도시 공원과 산책로를 이용하는 반려인과 비반려인들의 갈등이 심해지며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는 것.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하면서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자 미사강변도시 일부 공원의 경우 개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데다 시야가 탁 트여 감시가 쉽다는 점 때문에 목줄을 채우지 않은 반려견이 급증하면서 개에게 물림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일부 견주들은 에티켓, 이른바 페티켓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풀어 놓은 애완견들이 산책로 곳곳에서 '일' 보게 하고 있지만 치우지 않고 있어 악취가 심하고 도시 미관마저 해치고 있다.

게다가 일부 반려견의 경우 주민들을 향해 짖는 등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무질서를 고발하는 민원을 하남시에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견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시는 도시공원 일원에 현수막을 게첨하고 배설물 수거 및 목줄을 달지 않은 반려견에 대해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하고 있지만, 현장을 적발하지 못해 단속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공원 내 반려동물 공간을 별도로 조성하기 위해 이현재 시장이 당선인 시절 미사 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양측 입장이 팽팽해 선뜻 조치에 나서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시는 “미사강변도시 단지 내 아파트 입주자대표 등과 협의해 주민여론 수렴 및 공감대 형성 과정을 충분히 거쳐 반려견 놀이공간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려인들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려인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은 가정에서 정서적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가족 구성원으로 돼 있다”며 “공원에서 반려견과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건의한 상태다. 

이모(50·여)씨는 “강동구 등 일부 지자체의 경우 놀이터가 있지만 하남시는 없어 애로가 많다”며 “하남시가 펫존을 설치해 반려견과 함께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지자체의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늦은 오후의 경우 공원에는 사람 반, 반려견 강아지 반으로 특히 비가 내리는 날에는 강아지 배변을 안 치우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냄새가 진동한다"며 " "반려견 때문에 주민 간 싸움도 많이 일어난다. 시청에서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의 입장도 만만치 않다.

주민 조모(45·남) 씨는 "반려견을 예뻐할 줄만 알지 기본지식도 없이 개를 키우는 건 안 된다." 면서 "반려견이 목줄을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는 말도 들었는데 하남시가 단속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행법상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거나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으면 5만 원에서 최고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