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추진하는 원도심 ‘신장동 도시재생활성화 사업’ 중 일부사업이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역내 유일한 공원을 훼손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분홍색 부분이 쌈지공원 현장

이에 따라 해당지역 주민들은 5일 하남시에 “원도심 사업구역 내 유일한 공원을 없애면서까지 공유공간 조성을 할 이유가 없다”며 500여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하남시는 쌈지공원을 포함한 신장동 504-4번지 일원 128,277㎡면적을 대상으로 국토교통부 ‘2020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돼 본격적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가 이곳에 있는 쌈지공원을 폐지하고 공유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공유시설을 지어 공유세탁소와 공유부엌, 공유서재, 보호자쉼터를 조성한다는 방침에 주민들이 적극 반대하고 나선 것.

쌈지공원은  일반대중에게 상시 개방하고 인접대지 내 공지와 공동으로 주요 보행결절점 주변에 휴식과 위락을 위한 벤치, 조명 등의 시설들과 계절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도록 교목, 관목, 꽃 등을 혼합식재하여 조성하는 소규모 공원을 말한다.

쌈지공원은 석바대마을 동신아파트 인근 신장동 507-19(288㎡) 일원에 조성돼 있으며 공원 규모는 작지만 바로옆 동신아파트와 금병원 사이에 녹지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민들은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원을 폐지하고 공유시설을 조성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가뜩이나 부족한 공원과 녹지공간을 왜 훼손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국가도시재생 기본방침’은 국민이 행복한 경쟁력 있는 도시 재창조를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남시는 사업구역 내 유일한 공원까지 훼손해 도시재생을 한다는 계획은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쌈지공원 보존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하남시는 2003년 구시가지의 열악한 주민들의 쉼터조성을 위해 대규모 도시공원 조성이 어려워지자 다각도의 검토를 거쳐 이곳 일대에 주민 휴식공간의 쌈지공원을 조성했다.

경기도 또한 자투리땅을 활용한 주민들의 쾌적한 삶의 공간을 위해 ‘경기도 쌈지공원 지원조례’까지 만들며 소규모 공원조성을 장려해 온 실정이다.

선진국들의 사례에서도 쌈지공원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미국 뉴욕 중심가 한쪽에는 팔레이파크(Paley park)라 불리는 쌈지공원에 인공폭포와 다양한 식재를 심어 뉴욕시 랜드마크가 될 정도였다.

네덜란드 헤이그와 일본 큐슈, 캐나다 벤쿠버, 프랑스 파리 등에서도 유사한 사례로 주민들에게 각광받을 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조차 유명세를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이 쌈지공원일 정도다.

국내에서는 고양시가 22개의 쌈지공원을 확대 조성해 일상속의 주민들 휴식공간으로 사랑받으며 타 지자체의 모범사례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사례에서 보듯 쌈지공원의 작지면 훌륭한 역할은 도심 속의 휴식공간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하남시의 도시재생사업을 이유로 공원을 훼손하겠다는 발상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신장동 한 주민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도시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공원조성을 확대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있는 공원조차 없애겠다는 발상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시가 12억 원이나 들여 추진하는 공유시설은 적정한 건물을 모색해 운영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장동 일대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시가 지난해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100억원의 사업비를 보조받아 추진하는 사업이다.

원도심 통합관리 가이드라인, 하남형 대안공유공간 조성, 경기행복주택 조성, 가로주택 정비, 주거환경 개선, 지역공동체 및 상권활성화를 추진하며 총 사업비는 620억 원을 투입해 내년 6월 착공 2023 완공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