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 교산신도시 개발예정지에 거주하는 토지주 김 모(남· 68)씨는 얼마전 대토보상 컨설팅 전문업체 직원이라는 사람에게 명함을 하나 받았다. 대토보상권을 신탁할 경우 확정수익을 주겠다며 주겠다는 제안이다. 하지만 그는 거절했다.

사진=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 교산지구 일원

작업비를 명분으로선급금을 요구하는 데다 예정금액보다 보상금이 많이 나올 경우 추가금액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토지전문 법무법인에 문의한 결과 제안 내용은 현실과 맞지 않아 자칫 선급금만 날릴 수도 있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시 교산동 일원의 토지 보상이 60% 정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다며 토지주들을 유혹하는 무자격 업체들의 불법영업 행위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의 경우 개발예정지 내 대토용지를 공급받아 수익형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사전약정을 통해 불법전매 등을 부추키며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교산신도시 예정지와 하남시 일대에 사무실을 임대한 뒤 토지주들을 겨냥, “보상금을 더 많이 받게 해주겠다” 대토보상권을 담보로 선급금과 추가금액을 요구하며 영업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

실제 교산지구 개발예정지에는 대토보상 컨설팅 전문업체라며 간판을 걸은 업체가 20곳 넘게 성업 중이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리츠 영업인가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금 지급은 현지인은 토지보상금은 전액 현금보상(채권보상도 가능), 부재부동산 소유자는 1억원까지는 현금, 1억원 초과금액은 전액 채권으로 보상한다. 하지만, 토지보상금을 제외한 지장물 등 기타 보상금은 전액 현금보상이다.

또, 토지보상금 지급시 현금 비율을 40% 수준(현행 95%)으로 줄이는 방안으로 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하는 제도인 대토(代土)와 채권으로 지급받을 경우 인센티브를 더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토지주가 '대토' 보상을 원할 경우 택지조성 완료후 지급 받을 토지의 면적과 용도 등을 상세히 제시해 토지소유주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취지다. 토지주들의 일부는 보상받은 금액으로 인근 토지를 다시 사들인다. 이 틈을 타고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 푼이라도 더 받아야 하는 토지들로선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련법은 대토보상권을 불법 전매할 경우 대토보상 계약이 취소되거나 현금보상으로 전환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토지주 조모(남· 55)씨는 "교산신도시를 대상으로 보상문제를 컨설팅 하는 업체라는 전화를 받고 춘궁동에 소재한 사무실을 찾았는데 사전약정을 체결하면 실투자금보다 높은 수익을 주겠다며 뜬구름만 잡는 방식의 설명만 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교산신도시의 경우  6조7693억원의 보상금이 풀리면서 순진한 토지주들을 유혹하는 일부 불법 컨설팅업체들이 더욱 활개를 칠 것으로 보인다."며 "대토보상권을 담보로 선급금과 추가금액을 요구하는 행위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산신도시 예정지 지정을 취소하는 토지주들의 소송대리인을 맡고 있는 이정구 변호사(성남시 중원구)는 "대토보상권을 불법 전매할 경우 계약이 취소되거나 현금보상으로 전환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이런 내용으로 전화가 올 경우 일단 법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의심부터 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