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임모(50)씨는 추석을 앞두고 지인이 보내 준 선물을 받고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더덕 선물세트가 무게 150g짜리 3봉지를 2겹의 종이상자로 포장돼 크게 부풀려 진 것을 보고 선물을 받은 기쁨 보다는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석을 2주일 앞두고 선물세트류에서 발생하는 포장폐기물이 급증하면서 행정당국이 이를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명절상품이 갈수록 고급화·대형화되면서 선물용 포장폐기물도 함께 늘고 있어 시민에게 밝고 청결한 명절분위기 조성을 위해 선물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주민들에 따르면 민족최대 명절인 추석연휴가 다가오면서 할인점 등 대형매장에 진열·판매되는 선물 세트류, 주류품 등에 대한 포장 페기물이 급증하면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는 것.

종합 선물세트의 경우 빈공간 허용비율을 15~25%이상 넘지 말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유통업체들의 경우 상품의 질을 높이고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갈수록 화려한 포장을 선호하면서 포장폐기물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올 추석을 앞두고 '농산물 그린포장 실천수칙'을 통해 선물세트의 포장횟수를 2차 이내로 줄이고 포장공간에서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75% 이상 되도록 할 것을 유도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A유통업체 관계자는 "최근 이 같은 고객의 고민을 덜어 주기 위해 기능성을 강조한 선물포장이나 아이디어 포장이 새로 개발되고 있다"며 "그러나 기존 포장폐기물도 잘만 활용하면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한 만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9조(포장 폐기물의 발생 억제) 1항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제품의 제조자 등은 포장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을 지켜야 한다"며 제품의 포장 재질·방법(포장 공간 비율과 포장 횟수)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자치단체장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