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미사 주택사업지구 안에 편입된 '구산성지'의 보존 방안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하남시의 '구산성지' 보존 방안을 놓고 수년간 갈등을 이어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천주교 수원교구가 합의에 성공했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12일 현장조정회의에서 천주교 수원교구와 LH가 갈등을 빚어온 하남시 망월동 소재 구산성지 보존방안에 대한 절충안에 대해 최종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LH는 합의안에 따라 그간 이견을 보여 온 '순교자 존치 문제'와 관련해 기존 현양터 면적을 구산성지 존치면적에 포함하고  인근에 문화공원과 노외주차장 조성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오는 9월까지 순교자 묘를 존치되는 성지로 이전하고, 하남시는 존치되는 구산성지에 대한 향토유적 지정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공사를 추진해온 LH는 구산성지의 외곽부분인 순교자 묘역과 이를 기리는 현양터는 보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천주교 수원교구 측은 이 부분 없이는 성지로서의 치를 지닐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권익위는 구산성지의 역사성과 현양터가 종교용 부지임을 내세워 구산성지의 확장을 적극 중재, LH가 현양터를 존치될 성지 면적에 포함하고 인근에 문화공원과 주차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천주교 수원교구도 한 발 양보해 순교자 묘는 다음 달까지 존치될 성지로 이전하기로 했다.

구산성지는 1980년 로마교황청이 순례성지로 지정하고 2001년 하남시가 향토유적(제4호)로 지정한 천주교 성지로 2009년에 정부가 이곳을 1자 보금자리지구로 지정하면서 LH의 공공주택 사업지구로 편입됐다.

그간 공사를 추진해온 LH는 구산성지 외곽부분인 순교자 묘역과 이를 기리는 현양터는 보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천주교측은 이 부분 없이는 성지로서의 목적을 다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1만여 명의 서명을 모아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하며 수년간 이견을 보여왔다

양측의 중재를 했던 박재영 권익위 부위원장은 "구산성지는 교황청이 지정한 순례성지이자 성인인 김성우 안토니오가 모셔져 있는 역사적인 곳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보존방안이 확정돼 더욱 뜻깊다"며 "앞으로 구산성지가 천주교와 하남시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조정회의에는 구산성지 주임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하남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