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월 동안 10만원씩 한 번도 밀리지 않고 납입한 경우에는 원금을 제외하고 300~600만원의 웃돈을 더 얹어서 드릴 수 있습니다.”

하남시 신장동에 거주하는 김모(50)씨는 "신주에 붙어 있는 ‘청약저축·예금 삽니다"라는 광고물을 보고 호기심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김 씨에게 나이,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결혼여부, 납입기간 등을 자세히 물어 분 뒤 600만원의 웃돈을 얹어 줄 테니 일단 만나자”고 제의했다.

아파트 분양이 확정적인 1순위 청약통장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떴다방들이 웃돈을 주고 사들이는 불법 거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26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완화하면서 당첨확률이 높은 개인이 보유한 청약저축이나 예금 등을 불법 거래되고 있다는 것.

지난해 미사강변도시 A9·15블록 분양시점부터 당첨확률이 높은 청약통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정금액의 웃돈을 주고 사들이는 등 수법이 날로 과감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남지역 도심 주택가를 중심으로 버젓이 ‘청약통장 삽니다’라는 문구와 연락처가 적힌 홍보 전단지 등을  전신주에 붙이고 청약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모(41)씨는 “전신주에 붙어 있는 청약통장 매입 전단지를 보고 전화했더니 ‘청약통장 가입기간 60개월, 무주택 5년, 부양가족 3명 등 1순위에 해당하면 300만~800만원까지 청약통장이 거래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

었다"며 "암암리에 거래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날로 축소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청약통장 거래는 엄연히 불법으로 처벌대상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현장에서 청약해 본인 여부 확인 등을 통해 불법 청약을 비교적 쉽게 잡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사실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