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덕풍동에 거주하는 이모씨(50·남)는 올가을 위례신도시 청약을 크게 실망했다.  지난 10월 북위례(하남시 학암동) 청약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아파트 분양 일정이 밀리면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위례포레자이와 힐스테이트가 분양한다기에 무조건 청약을 넣으려고 했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9·13 대책 후속조치로 위례신도시 신규 분양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 예정이었던GS건설의 ‘위례포레자이’ ‘힐스테이트북위례’ 등 북위례 분양이 12월 이후로 미뤄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들 업체에 대해 분양보증연기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위례포레자이’는 전용면적 95㎡ 121, 101㎡ 402, 108㎡ 3, 131㎡ 32가구,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용 92㎡ 167가구, 98㎡ 192가구, 102㎡ 719가구 등 1078가구로 올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하는 단일 아파트로는 최대 규모다.

정부의 9.13대책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지난달 12일 입법예고에 들어가 11월 말께 시행되는 만큼 법 개정 시행이후에 분양해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중대형 아파트의 추첨제 비율의 상당수를 무주택자에게 당첨기회를 주는 등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조정에 나선 것이다.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 규제지역 분양 아파트에 당첨된 1주택 자가 입주 가능일 부터 6개월 안에 기존 주택을 팔지 않을 경우 당첨 사실을 즉시 취소하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처벌이 적용된다.

 유주택자의 청약 기회를 대폭 줄이는 새 청약제도가 시행되기 전 ‘막차’를 타려던 1주택자들의 기회도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매각 시점이 불명확 상태에서 개정 이전 분양을 노리던 수요자들의 당첨 기회가 줄어들면서 큰 평수로 옮기려던 1주택자의 청약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HUG는 "이들 단지에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등 추첨제 물량이 있어 무주택자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분양보증을 법 시행 일정에 맞춰 조절하기로 했다"며 "규칙이 시행되면 바로 분양보증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1월말부터 개정되는 시행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수도권과 광역시 등에서 추첨제를 통해 공급되는 주택의 75% 이상이 무주택자에게 우선 돌아가며 분양권·입주권을 가진 사람은 유주택자로 간주돼 무주택자 자격으로 주택 청약을 할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부동산 업계의 관계자는 “일정이 밀린 단지들은 HUG의 분양가 협의가 지연되고 있어 분양시기가 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로 인해 올 가을 분양시장은 성수기가 실종되고 새 아파트 분양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턱없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