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지구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180년 역사의 구산성당본보(1월 7일, 7월 23일 자 보도)을 원형 그대로 이축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사진 제공 = 구산 성당)

특히 원형 보존을 주도했던 신자 모임 이외에 전례 없는 프로젝트로 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일반 시민들까지 참여해 이목을 집중시키며 이뤄진 결과다.

수원교구 하남 구산성당 신자모임(대표 김영기)은 후원단체인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을 통해 "성당을 원형그대로 이전하는 프로젝트에 들어간다"고 밝히고 홈페이지(www.saveourgusan.org)를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실행위에는 당초 신자모임 이외에 비영리 단체인 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일반 시민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행위는 이달 중 이전위치 선정과 기존 건물 보강, 인·허가, 실측조사와 도면작업, 건물 구조 진단, 이전부지 기초공사, 건물 및 지반 보강 등을 거쳐 오는 10월 21께 진행될 예정이다.

원형이전 공법은 우선 120m 정도의 건축물 바닥을 포크레인으로 파고 대형 지개차를 이용해 일정한 높이로 올린 뒤 진동 완충 장치를 갖춘 트레일러로 200m 정도의 이전할 부지로 옮기는 방식이다.

1830년대에 세워진 구산성당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당시 이곳에 세워졌고 순교한 김성우(안토니오) 성인의 무덤과 생가 터가 있어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성지 같은 곳으로 1836년 공소로 시작해 1979년 성당(본당)으로 승격했다.

구산성당은 1833년 중국 유방제(파치피코) 신부와 1836년 프랑스 모방(라베드로) 성인신부가 이곳을 방문해 일을 보았던 곳이자 김성우 성인의 본격적인 활동 무대가 된 장소로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성을 대변하며 명동, 혜화동, 약현 성당의 신앙 밑거름이 된 공소다.

김봉기 구산성당 주임 신부는 "구산성당 이전 프로젝트는 신자모임 이외에 비영리 단체인 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일반 시민 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180년 전 자발적 신앙 모임에서 출발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돌을 날라 60년 전 완성한 구산성당은 종교적 역사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기 신자모임 대표는 "구산성당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당시 이곳에 세워졌고 순교한 김성우(안토니오) 성인의 무덤과 생가터가 있어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성지 같은 곳"이라며 "철거 예정 일이 다가오면서 이전비용이 부담으로 남지만 교회사적, 역사적, 건축적 가치를 위해 믿음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상성당은 1999년 드라마 ‘고스트’ 촬영지를 시작으로 시트콤 ‘점프’, 드라마 ‘물별자리’, ‘행복 합니다’ ‘에덴의 동쪽’ ‘아내의 유혹’ ‘너는 내 운명’ ‘별을 따다가’ 등 16종의 촬영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