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 나설 예비후보자의 각 당 공천심사가 본격되면서 되자 '공천' 경쟁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후보자간 경선 없이 곧바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직행 티켓인 '전략공천'을 받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줄 대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비후보자 거의가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 승리'를 위해 공천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경선이 예상되는 당 내 상대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비방전을 벌이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지역구 당협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은은 '인기 상종가'를 누리고 있다.

특히 경선과 전략공천 지역을 결정짓는 각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지역 위원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공천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남지역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A후보의 하루 스케줄은 지역 국회의원에게 맞춰져 있다.

딩협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이 참여하는 행사장에 미리 찾아가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다.

A후보는 "하루에 두세 곳의 행사장에서 의원과 얼굴을 마주치다 보면 공천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주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그는 공천심사가 막바지에 달한 최근들어 자신의 지역구 의원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행사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여타 예비후보들도 경선을 대비해 각종 편법을 동원한 인지도 높이기에 전력을 쏟기는 마찬가지다.

수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인지도를 높이는가 하면, 새로 가입한 사회단체의 직함이 새겨진 명함을 지역구를 돌며 쏟아내고 있다.

몇몇 후보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들을 회유하려는 시도를 서슴지 않고 강행하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예비후보자와 공천심사위 위원이 당 공천을 논의하기 위한 은밀한 만남(?)을 종종 하고 있다는 소문이 횡행하기도 한다.

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C후보는 "당내 상대 후보가 지역내 유력 인사를 만났다는 소문이 들릴 때마다 공천 티켓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 갈등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후보들의 사전 줄대기 현상은 지역에서 밑바닥을 훑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천은 결국 '얼마나 힘있는 사람을 많이 알고 있는가'라는 인맥싸움에서 결정이 난다는 인식에서 나온다.

공천심사위가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뒤를 봐줄 실력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결정적이라는 것.

체면이나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천에 영향을 미칠 인사에 잘 보이기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서 점차 퍼져 나가고 있다.

한 경기도의원 예비후보는 "경우에 따라서는 본선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중도탈락할 수 있다"며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인사들과 거리를 둘 필요는 없지 않는냐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