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 계시는 것도 마음이 아픈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이제 당분간 찾아뵙기 어려울 것 같아 죄송해요”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48·하남시 신장동)씨는 지난 9일 어머니(88)가 입원해 있는 히님시의 한 요양병원을 찾았다가 관계자로부터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연락할 테니 당분간 면회를 제한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 요양병원은 같은 날 환자 보호자들에게 면회자제를 요구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최근 메르스 환자가 속출하면서 면역력이 약한 지병이 있는 고령의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하남지역 일부 요양병원의 조치다.

하지만 면회를 하지 못하는 환자 가족들은 마음이 아프다.

매주 2∼3차례 가족들이 돌아가며 어머니를 면회했던 이씨 가족들은 “연세가 많으셔서 감기만 걸려도 힘들어 하시던 어머니가 어떻게 계시는지 몰라 매일매일 마음을 졸이고 있다”며 “병원측의 요구처럼 면회를 자

제해야 하는지 아니면 떼를 써서라도 어머니 얼굴을 뵈어야 하는지 정리가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하남지역의 일부 노인전문병원은 하남시보건소가 메르스 1차 양성환자가 있던 대학병원 응급실을 다녀간 하남시 거주자 11명에게 자가격리 조치를 취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면회객을 비롯한 외부인의 원내

출입을 최대한 통제하며 가족들이 환자를 만나더라도 마스크 착용과 함께 5분이내의 면회를 요청하는 등 밀접 접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앞서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지난 1일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지침 및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환자 외출·외박 금지 등을 담은 ‘메르스 대응 지침’을 전국 요양병원에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