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 피해 신고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하남 지역에도 매매가보다 전세금이 높은 이른바 '깡통주택'이 도사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하남시 교산 공공택지개발지구 전경. 사진 출처= 하남시청]

특히 본격적인 부동산 침체기에 돌입하면서 급등기에 체결된 전세 계약의 종료 시점이 돌아오는 내년 상반기까지 깡통전세와 역전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깡통주택 임대사업자로 의심되는 위험군이 포착되면서 전세금 미반환액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 80% 이상으로 '깡통전세' 위험이 우려되는 하남시의 고위험군은 1,243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8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 중 전세가율 100% 이상도 644가구에 이른다.

이는 경기도가 전문업체 용역을 통해 5가구 이상 다주택 보유주택 33만4300호 가운데 전세피해가 우려되는 연립·다세대·다가구·오피스텔을 추출·분석한 것이다.

전세가율이 80% 이상일 경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갭투자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우려가 있어 전세피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서 일각에서는 깡통전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속속 나온다. 

집을 찾는 서민들의 전세금 부담이 늘면서 집값이 급락할 경우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로 전락할 위험도 커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경기도는 우선 전세 피해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출자를 통해 주택을 인수하는 자력 구제 역할을 하게 된다. 운영에 따라 보증금 피해의 조기 회복이 가능하고 동시에 피해자의 무주택 자격이 유지돼 청약에도 지장이 없게 된다. 도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동조합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도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공공임대주택 공가 등을 활용한 긴급 지원주택을 제공하고, 긴급 지원주택 입주자를 위한 이주비(최대 150만 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조례 개정 등을 통해 금전적 손실 발생으로 생활고를 겪는 피해자의 생계유지를 위한 긴급생계비를 100만 원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김 지사는 “여러 가지 대책을 만들었지만 지방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상당한 제한이 있다”라면서 “정부와 국회에서 대책을 논의 중이어서 경기도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촉구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