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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미사리 경정장에서 10억 원 날렸다."경정중독자의 고백 …일확천금 노리지만 돈 딴 사람은 안 보여
이재연 기자  |  hanamilb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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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15  03: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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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마세요. 수·목요일이면 미사리 경정장은 아예 '무법천지'입니다. 불 법주·정차, 무단횡단, 돈 잃은 사람들의 고성방가까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미사리경정장 본장 전경]

경기 양평군에 거주하는 조모(65·여) 씨는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미사리경정장에서 10억 원 정도를 탕진했다고 울먹였다.

함께 농사를 짓던 지인의 권유로 이곳에 갔다가 멋모르고 호기심에 베팅한 것이 맞아 하루에 200만 원을 따다 보니까 점점 한탕주의에 빠져들어 경정 경기가 이뤄지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어김없이 이곳을 찾았다. 그동안 잃었던 돈을 한 번의 게임으로 복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

결국 농사일에 등한시하면서 빚을 내거나 집이 넘어가는 지경에까지 이르면서 하던 일도 멈추고 가정도 완전 엉망이 되고, 모든 것이 망가졌다.

조씨는 "자신의 밭을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고 사채는 물론 자동차 대출까지 받고도 모자라 생계수단인 화물차와 경운기까지 팔아서 미사리경정장을 갔다”고 털어놨다.

그 “처음에는 1경주 당 5000원 정도를 베팅했다 하지만 돈을 잃으면서 점점 베팅 금액은 늘어갔다.

가장 많이 할 때는 하루에 1000만원까지도 베팅했고 어쩌다 돈을 따면 경정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유흥비로 썼고, 나머지 돈은 다음번 게임을 위해 통장을 만들어 숨겨 놨다. 경정장에서는 한번에 10만원까지만 베팅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10여 곳의 발매소를 돌다 보면 한 사람이 몇천만 원어치의 경주권을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10일 하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3년 지인의 권유로 한번 두 번 발걸음을 한 것이 화근이 되어 도박 중독에 빠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이전만 해도 경정은 물론 경마, 경륜의 '경'자도 몰랐다. 그 전에는 조상대대로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5식구의 가장으로 가정을 지키며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미사리에 경정장이 개설되면서 지인이 그곳을 찾기 시작했다.
     
 20일 하남시 미사동 경정장 본장. 일명 도박참고서라 불리는 경정예상지를 손에든 사람들이 인사인해를 이루며 집결했다.

수·목일에 열리는 경정 게임에 베팅하기 위해서다. 경정장은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에 위치한 본장을 비롯, 통상 장외지점이라 불리는 시설로 본장 이용이 용이하지 못한 다수의 고객을 위해 수도권 15개소, 지방 2개소 총 17개소가 운영 중이다.

하루 3000여명이 몰리는 미사리 본장의 경우 하남과 서울시민은 물론 멀게는 경기도와 강원도 등지에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 모(51·강원 춘천) 씨는 "오전 8시 경에  경정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강원도 춘천에서 출발했다"며 "지역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기 때문에 경기가 있는 수·목요일에는 어김없이 이곳을 찾고 있지만 10번 중 7번 정도는 돈을 잃고 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급증해 도박중독자의 양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미사리를 중심으로 인근에 검단산과 한강 등 청정지역 이미지가 집중돼 있어 환경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경주가 시작되면 사람들의 시선이 선수들에게 집중됐고 객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자신이 베팅한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고 1분 정도 지나 승패가 갈리고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하지만 불법 사행성 게임에 뛰어든 경우 대부분이 일확천금은커녕 가지고 있던 돈마저 다 날리고 그 여파로 가정까지 깨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이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만한 마땅한 시설도 전무한 상태여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경정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이모씨(55·남)씨는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 위주로 사람이 더 몰리더라"며 "돈 잃은 사람들의 고함소리는 물론, 본인이 베팅한 선수가 입상하지 못할 경우 경정 예상지를  찢고 욕설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민을 상대로 사행심과 도박을 부추겨 카드 빚, 직장해고, 가정파탄, 도박중독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는 경정장을 반드시 추방시키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경정장에 드나들면서 도박중독 증세로 힘들었다는 김모(60·남)나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올까 걱정이 된다”며 미사리경정장이 이곳에서 나가는 것이 하남시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정장을 찾는 사람의 대부분은 도박중독자다. 청정하남에 경정장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창피한 일이다. 매출액 중 레저세가 하남시에 들어간다고 하지만 극히 일부로 세수와 지역경제에는 조금도 도움이 안 되고, 빚쟁이만 들끓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고 하남시 이미지만 나빠질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경정장이 존재하는 한 그 지역민만 죽이는 꼴이 될 것이다. 가정이 안정돼야  튼튼해야 지역사회도 발전하는 것이지 한탕주의에 빠져 주민들 가정이 파탄 났는데 어떻게 지역경제가 발전할 수 있겠나”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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