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산업의 폭압적인 갑질에 추위에 떨며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이곳에 나왔습니다."

공공택지를 싼값에 사들인 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고 일반분양 대신 민간임대로 전환해 꼼수 논란을 빚었던 '위례 호반써밋' 임차인들이 호반산업(주)의 갑질 행위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 서초동 사옥 앞을 점거한 채 농성에 돌입했다.

계약상 3년 이상이 남은 시점에서 임대인인 호반건설이 입주 당시보다 5~6억 정도 오른 시세로 산정해 조기 분양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호반산업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임차인들은 “분양가격이 임대보증금보다 최대 10억 원 정도 높아 도저히 자금을 마련할 수 없다”면서 “결국 나가라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호반이 지난달 29일 임차인 대표와의 긴급회의에서 제시한 가격 산정방식과 적정성 공개 등 요구를 무시한 조기 분양공고에 통감을 금치못한다"며 "고작 바뀐 것이라고는 조건 유예 라는 명목하에 조기 소유권 이전으로 1,700억원 이라는 종부세를 주민들에게 떠넘기려고 하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또, “호반은 가격의 산정방식 및 적정성을 공개하고 엉터리 잔금 유예 조건을 재검토하라"면서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호반산업 서울본사 앞에서 농성장을 펼치고, 집회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반측이 분양가상환제를 피하기 위해 불과 몇달사이에 두배의 고분양가로 책정했다"면서 "비밀리에 일부 임차인을 매수해 호반 비밀모임을 만들어 마치 전체 임차인의 분양전환요구인 것처럼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지난달 26일 갑자기 아파트 각동 엘리베이터안에 ‘조기매각 안내문’이 게시됐다”며 “알고 보니 협의회 단톡방을 중심으로 이미 절차가 끝났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임차인들은 "입주민의 개인정보 서류를 지하1층 허접한 곳에 방치해 699명 중 30여명의 서류가 없어졌다"며 "임차인 선정 과정에 대해 하남시가 철저한 감사와 행정명령을 통해 불법이 있는지 밝혀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단톡방을 개설해 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가입시 회비와 확약서를 의혹도 제기됐다. 확약서에는 ‘본인 책임으로 분양전환 가격에 대한 협상 정보가 유출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며 확약서를 제출한 전체 세대에 각 1세대당 일금 3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확약한다’고 내용으로 알려졌다.

공인회계사 A씨는 "호반이 위례호반써밋 건설을 위해 4만2,000m²를 2천162억원에 매입한 표준건축비는 3.3m²당 610만원 정도로 용적률 230%를 곱하면 대략 1,800억원"이라면서 "표준건축비를 10%정도 올려 3.3m²당 670만원으로 산정한다해도 임차인들에게 받은 보증금으로 땅값과 건축비를 모두 충당해서 이 현장에 들어가 있는 돈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영실 분양협상비상대책공동위원장은 “호반산업은그린벨트를 풀어 공급한 택지를 싼 값에 구입해 당시 주면 분양가인  6억대의 보즘금을 받아 건축비와 매입비용을 충당하고도 남았다"면서 "호반산업의 폭압적인 갑질을 고발하기 위해  추위에 떨며 투쟁하고있다"고 말했다.

호반 측 관계자는 “4년 임대차 계약 만료후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을 우려해 조기분양을 원하는 주민이 많았던 데다 공청회도 거쳤다”며 “분양가 산정을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정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재 전 미래통합당 의원(국민의힘 전신)은 "건설사는 갑이고 돈내는 세입자는 을이되는 이 나라에서 내집 마련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선다"며 "공공택지를 싼값에 사서 민간 임대아파트로 전환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건설사만 배불리는 정책이 국민을 오히려 허탈감에 빠뜨리고 절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례 호반써밋의 임대보증금은 전용 101.3㎡ 기준층이 6억2000만원(283세대·월 임대료 25만원) ▲109.4㎡ 6억6000만원(기준층 196세대·월 임대료 27만원) ▲147㎡ 9억9000만원(기준층 10세대·월 임대료 40만원)으로 지하 3층∼지상 25층, 전용면적 101∼147m² 699가구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