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LH) 직원들의 개발예정지 투기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하남도시공사 사장 인선을 앞두고 내정자의 자질론에 대한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 하남도시공사 사옥 전경

주택, 상가, 땅 등 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했던 최수만 사장 내정자가 지난해 10월 공모를 앞두고 일부를 매각했다는 의혹의 각종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김상호 시장의 인사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남시에 따르면 하남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공직자윤리심의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전 정보통신부 국장과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등을 역임한 최수만(59) 씨를 제10 사장 내정자로 인선했다. 최 내정자는 신원조회를 거쳐 이번달 안으로 김상호 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최 내정자가 투기 의혹이 있는 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민과 공무원단체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최 내정자는 지난해 대전테크노파크원장 재임 당시 ‘대전시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 정기재산 공개 대상자 관보에 주택 4, 상가 2, 땅 4곳을 본인 명의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배우자 등 가족의 명의로 주택 1, 상가 1, 땅 2곳을 소유해 최 내정자와 재산을 포함, 이들의 부동산 가치는 47여억원인이다. 이후 최 내정자는 지난해 10월, 하남도시공사 공모를 앞두고 매각에 나서 현재까지 주택 1곳을 제외한 주택 3채와 토지 2곳을 매각했다.

논란이 일자 임명권자인 김상호 시장은 공사 임원추천위원회의 의견과 지역 내 여론을 청취한 뒤 최 내정자에게 재산 형성 과정 등에 대한 소명할 기회를 주는 등 결단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은  투기 의혹에 휩싸인 최 내정자에 대한 김상호 시장의 임명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창근 국민의힘 하남시 당협위원장은 "LH 사태 이후로 이루어진 일부 조사에서 보여주는 공직자들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라며 "국민들은 오히려 공직자들에게 부동산 투자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시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하남시가 3기 신도시 사업을 맡고 있는 가운데 사장으로 내정된 최수만 씨의 사장 채용과정에서 재산 형성에 관한 검증을 하지 않았다."면서 "LH 사태 및 하남시의원 의혹 이후로 시민들은 시정에 불신을 가지게 되었고 교산신도시 지장물 조사에 대한 거부 등 향후 일정에 차질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남시가 관련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향후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최 내정자는 관련 의혹의 무게를 안다면 스스로 물러나고 김상호 시장은 자질 없는 자의 내정을 철회하고 이와 관련해 하남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수만 내정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했던 4곳의 주택 중 2곳은 가족 거주 목적, 나머지는 임대중이라 매각하지 못했다”며 “현재 집 1채와 상가 1곳을 제외하고 매각한 상태로 투기목적은 전혀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는 최 내정자에 대한 언론과 시민, 지역 정가의 문제 제기가 있는 만큼 소명과 증명 절차를 거쳐 추후 거취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