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방지 및 빈병 회수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빈병 보증금 제도'가 겉돌고 있다.

16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의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빈병보증금제는 판매자가 병 값을 보증금으로 미리 받고 빈병을 가져오는 소비자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으로 400㎖미만은 40원, 400~1000㎖미만은 50원, 1000㎖ 이상은 최고 300원까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빈병 보증금제도'는 소비자들이 빈병 보증금을 미리 지불하고 상품을 구입한 후, 소비자가 빈병 반환을 요구할 경우 보증금을 반환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생활권 주변 회수센터격인 일부 중소형 슈퍼마켓, 편의점 등이 빈병을 쌓아둘 창고나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이유로 빈병보증금 환불을 외면하고 있다.

이처럼 공병 보증금제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도·소매점들이 소비자들로부터 빈 병을 회수한 뒤 제조업체를 통해 다시 보상을 받아야 하는 불편과 소규모 가게의 경우 빈 병을 쌓아 둘 만한 별도의 공간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빈병 값을 받지 못하고 재활용품 수거일까지 기다렸다가 재활용품으로 배출하는 등 아까운 자원을 쓰레기 취급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주부 김모(55·하남시 신장동) 씨는 "빈 병과 맥주 상자를 반환하기 위해 아파트 상가 내 슈퍼마켓을 찾았지만 보관할 장소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빈병 회수자체를 거부당했다"며 "결국 '빈병 보증금제도'가 제품 가격의 인상만 부추긴 꼴"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지역 모 할인마트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30∼40% 정도 빈병 보증금을 반환받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창고에는 반환된 빈병들로 다른 상품들을 보관할 장소까지 침범하고 있어 관리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고 300만원까지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