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은행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상인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한 고금리 사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부업법 시행에 따라 등록된 업체들은 법정 상한선인 연 66% 금리를 적용해 대출을 시행하고 있는 반면 일부 업체는 상한선을 훌쩍 넘는 고금리에 신용불량자에게 무분별하게 대출을 실시하고 무리한 채권추심으로문제를 빚고 있다.

14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0월 대부업법이 시행된 후 대부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일부 고금리 사채업자가 합법적인 업체로 위장한 뒤 급한 돈이 필요한 고객에게 연 150%가 넘는 고금리 사채를 은밀하게 빌려주고 있어 서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은 직장인 신용대출, 부동산·자동차 담보대출 외에도 남편의 직장을 기준으로 가정주부에게 대출해 주거나 신용카드 연체대납 대출 등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 은행권에서 외면 당한 서민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 명함형 홍보물을 무작위로 배포하거나 일부 생활정보지 등을 통해 '연체대납 대출전문', '무담보 무보증 즉시 현금대출' 등의 광고를 게재하고 있는 일부 사채업체의 경우, 월 5% 이하의 이자를 받는다며 대부업법을 어기지 않는 것처럼 현혹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한도 축소, 돌려막기 금지 등의 영향으로 제1금융권의 대출기준 강화 여파와 대부업법 시행으로 제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사금융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일부 대부업체들이 저마다 차별화된 조건을 내걸고 치열하게 고객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어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100만원 대출시 월 5.47%(연 65.7%) 금리에 원금상환 2.35%를 더해 월 8만원씩 21개월간 상환 조건을 내걸고 있는 이 업체는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사업자등록증(직장인은 급여 입금통장)만으로불과 1∼2시간 만에 1인당 최고 1000만원까지 대출을 해 주고 있다.

신장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노모(53)씨는 "마땅한 담보가 없어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힘들지만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는 것보다는 고금리를 감수하는 것이 낫다"며 "금리는 은행이나 상호저축은행보다 훨씬 높지만 간단한 구비서류로 손쉽게 급전을 마련할 수 있어 사금융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