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내와 이혼 문제를 놓고 갈등 끝에 처형을 살해한 60대 일본인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입정민)는 이혼문제로 가족들과 다투다가 처형 B(69)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일본인 A(69)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처형이 아내와의 이혼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무방비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수차례 때려 살해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귀중한 생명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뉘우치지 않고 현재까지 범행 발생의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워 참작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또, "한순간 영문도 모르고 가족을 잃게 된 B씨 유족들이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커다란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이 명백한 점, 현재까지 범행 발생의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할 뿐만 아니라 유족들도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어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8월 오후 8시 30분께 하남시 소재 처형 B씨의 집에서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범행 직후 B씨 집을 찾아온 아내 C(65)씨를 둔기로 때려 부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C씨는 A씨가 휘두르는 둔기를 잡고 저항하다가 A씨를 진정시킨 뒤 오후 10시께 집에서 몰래 빠져나와 인근 주민에게 신고를 요청해 경찰에  체포됐다.

2010년 일본에서 C씨와 만나 결혼한 A씨는 2012년 한국으로 와 생활해왔지만 최근 C씨가 이혼을 요구면서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자 며칠간 노숙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 앞서 A씨는 법원에 이혼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배심원단 전원은 만장일치로 A씨에 대해 유죄로 평결하며, 징역 20~30년의 양형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