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마련된 ‘학원 수강료 표시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제도가 현실과 괴리감이 있고 학원 운영자는 이런 제도를 무시하고 실제 수강료와 다른 가격을 표시하는 일이 빈번해서다.

23일 광주하남교육청에 따르면 학원 수강료의 안정화를 위해 지난 2008년 8월 부터 '학원의 설립·운동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인터넷 등 각종 광고물에 대한 수강료 표시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일부 학원들은 타 학원과 차별화된 수업 내용이나 시설, 명문 학원임을 자랑하는 내용 등을 소개할 뿐 수강료에 대한 표시는 이행하지 않고 있다.

또 학원이 홍보용으로 배포하고 있는 광고 전단지에도 교습과목이나 모집 대상만 표시하고 담당 강사이름이나 수강료, 교습 시간 등은 전혀 표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강표의 게시 위치와 크기, 방법 등 세부적인 시행기준이 없는 것도 표시제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해당 교육청의 관리 소홀과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는 이유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일부 학원에서는 학원 수강료를 아주 작은 글씨로 표시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해당 교육청은 수강료 표시제를 어긴 학원에 대해 경고 등의 조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남지역 A학원의 경우 입학 안내와 수강과목, 수업시간표 등에 대한 안내만 있을뿐 수강료에 대한 게시물은 찾아볼 수 없었고, B학원도 학원에 대한 교육프로그램과 과목 등 전반적인 안내에 대한 게시물은 있지만 수강료에 대한 사항은 없었다.

학부모 조모(47·하남시 신장동) 씨는 "학원마다 수강료가 다르지만 수강료를 게시하지 않다보니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 한다"며 "수강료의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전교육을 통해 수강료 표시제 이행을 유도하고 있으며 점검도 실시하고 있지만 한정된 인원으로 전체 학원을 점검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며 "점검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도단속을 실시하고 있는만큼 적발되는 학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