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가 지난 2007년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광역화장장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혈세만 날린 꼴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5일 하남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김황식 시장을 비롯한 3명의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광역화장장 반대 주민소환투표에 4억 5472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이 예산은 선관위에서 주민소환투표운동의 불법행위 단속과 토론위원회의 운영 경비로 이에 소요되는 예산은 전액 시비로 지원함에 따라 하남시는 당초 계획됐던 예산이 없기 때문에 예비비로 충당했다.

김황식 하남시장이 광역화장장 유치계획을 발표한 것은 1년 전. 지난 2006년 10월 김 시장이 시의회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경기도가 추진 중인 광역화장장을 유치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찬반논쟁은 주민소환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물리적 충돌과 고소·고발 등으로 갈등은 고조됐고, 지역민심은 둘로 갈라졌다.

또 그동안 시의 모든 행정이 광역화장장 유치에 집중되고 주민소환이 추진되다보니 나머지 행정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날 투표에서 김황식 하남시장은 전체 유권자 10만6435명 중 33만57명이 투표 해 31.1%의 투표율을 기록 해 충족요건인 33.3%에 미달, 소환 찬반 개표 자체가 실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신목 시의원과 임문택 시의원 등 2명은 투표율이 37%를 상회 해 충족요건을 갖춰 개표가 이뤄졌으며 사실상 소환이 확정된 것도 주목된다.

또, 김황식 하남시장이 투표 충족요건인 1/3의 투표율에서 불과 2% 부족한 31%의 투표율을 기록 한 것도 하남지역 유권자들의 의지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하남지역 외에도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주민소환이 추진됐지만 주민소환투표를 청구 할 서명인을 확보하지 못해 주민소환 일정 자체가 진행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하남지역은 2번에 거쳐 주민소환이 실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이에 따라 타협 없는 김 전시장의 사생결단식 추진에 행정력 낭비와 지역분열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소환의 성패나 광역화장장 유치여부를 떠나 어떻게 갈라진 민심을 추스를 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 김모(46)씨는“광역장사시설 유치로 촉발 된 주민소환운동에 따라 민민간, 민관간 갈등이 증폭 돼 민심이 둘로 갈라지는 상처를 남겼다”며“시민혈세와 인력낭비에 대한 책임은 누군가가 반드시 질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민소환투표는 단체장의 전횡과 권력 남용, 부정, 무능을 견제하기 위해 2007년 처음 도입됐으며 김황식 전 하남시장이 첫 대상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