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가 핀 감자를 유기농으로 둔갑해 학교급식에 납품하거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입찰에 사용한 업체가 적발됐다.

국무조정실과 교육부, 농림축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구성된 정부합동점검단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학교급식 식재료의 생산부터 유통, 소비 등 전 과정을 종합점검한 결과, 하남시 A농산과 J유통 등 학교급식 위반업체를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학교급식 생산·유통업체 2천415곳과 1만2천여 개 학교 중 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초·중·고교 274곳을 선정해 점검한 결과로, 식재료 위생불량, 입찰담합, 학교·업체 간 유착의혹 등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다.

하남시에 소재한 A농산의 경우 2014년부터 올해까지 수도권 50여개 초·중·고등학교와 급식업체에 비위생적인 방법으로 가공한 농산물을 납품해 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업체는 대장균 여부 등에 대해 수질검사를 받지 않은 지하수로 식재료를 세척하는 것은 물론 작업대 없이 창고바닥에서 농산물의 껍질 벗기기 해 납품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6월에는 곰팡이가 핀 일반감자를 친환경 감자와 섞은 뒤 유기농감자와 무농약감자로 속여 3200㎏ 공급하기도 했다. 또 감염병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외국인 근로자 12명을 고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J유통은 하남시에 부인, 친인척 명의로 설립한 3개의 페이퍼컴퍼니와 지인이 설립한 업체 등 13개 업체가 조직적으로 계모임을 결성한 뒤 인감도장을 모아 관리하면서 대리납품을 하거나 담합해 특정 학교에 동시 투찰하는 방법으로 낙찰률을 높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업체가 대리 납품한 식재료는 서울 경기지역 71개 학교에 600억원 규모다.

오균 부패척결추진단장(국무1차장)은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초·중·고교 학교급식 식재료의 생산부터 유통, 소비 등 전 과정을 종합 점검한 결과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아이들의 먹거리는 조금이라도 안전상 하자가 있거나 비리의 소지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