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방지 및 빈병 회수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빈병 보증금 제도'가 유명무실해 지고 있다.

특히 공병(빈 병) 보증금제가 지난 2003년부터 환경부의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통합·개선됐으나 시행 10년이 지나도록 자리를 못 잡고 있다.

8일 주민들에 따르면 대형 할인매장, 슈퍼마켓 등 소매점 등이 수거 및 보관 등의 어려움을 들어 빈 병을 가져가도 제 값을 쳐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할인매장이나 슈퍼마켓의 경우 빈 병을 회수하고는 있지만 소비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안내판 설치 및 별도의 회수장소 등을 마련하지 않아 공병 보증금제도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가정마다 맥주나 소주, 음료수 등 빈 병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상당수 가정에서는 빈병을 반환하지 않고 주택가 공터 등에 버려 환경문제까지 야기시키고 있다.

이처럼 공병 보증금제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도·소매점들이 소비자들로부터 빈 병을 회수한 뒤 제조업체를 통해 다시 보상을 받아야 하는 불편과 소규모 가게의 경우 빈 병을 쌓아 둘 만한 별도의 공간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병 보증금제는 190㎖ 미만 빈 병은 개당 20원, 190∼400㎖은 40원, 400∼1000㎖은 50원, 1000㎖ 이상은 100∼300원을 돌려받을 수 있으나 생활권 주변 빈병회수센터격인 일부 슈퍼마켓, 편의점 등이 빈 병을 가져가도 병값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거나 수수료를 떼고 일부만 돌려주는 등 빈 병 수거를 꺼리고 있다.

주부 박모(50) 씨는 "집 근처 슈퍼에 빈 병을 가져가면 눈살을 찌푸리거나 주인이 투덜댄다"며 "왜 받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더니 공간도 없고 공병까지 관리하기 어렵다고 말해 어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최모(39)씨도 "다른 점포들도 대부분 돈으로 쳐주지 않고 빨래비누 등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 고작"이라며 "빈병 안에 보증금이 포함돼 있는지는 몰랐다"며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은 빈병 보증금제도로 제품 가격만 인상시켜주는 꼴"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빈병 보증금제도'는 소비자들이 빈병 보증금을 미리 지불하고 상품을 구입한 후, 소비자가 빈병 반환을 요구할 경우 보증금을 반환해 주는 제도로 이를 거부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