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강변도시 A11블록에 거주하는 최모(39)씨는 지난 25일 오후 11시 갑자기 배가 아파 119를 불러 서울 강동의 한 종합병원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30여분 넘게 걸렸다. "만약 더 위급한 환자였다면 위험에 처했을지도 몰라요.”

7개 블록 5,099가구가 입주한 미사강변도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밤늦은 시간에 갑자기 몸이 아프면 찾아갈 응급의료시설이 없어서다. 미사강변도시의 의료기관이 들어설 때까지 이곳의 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10만 여명이 입주하는 미사강변도시 내 환자에 대한 의료 공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해 6월 A15블록 976가구의 입주를 시작으로 미사강변도시의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신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료기관은 존재하지 않아 응급의료체계에 구멍이 뚫린 상황이다.

하남시에 있는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싶어도 교통편이 좋지 않아 불안하다. 현재 미사강변도시에는 병·의원이라고는 단 한곳도 없어 치료를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하는 처지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경희대 의료원과 보훈병원이 가장 가깝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5분 이상 가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응급을 요하는 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서울의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이송 도중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사강변도시 A12블록에 거주하는 이모(45)씨는 "새벽에 어머니가 아플 때는 혼자 서울로 가야되다보니 발만 동동 구른다"며 "언제까지 의료시설 없이 살아야 하는지 답답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남지역 병·의원의 대부분은 평일 오후 9시까지 진료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가벼운 환자들을 중심으로 진료를 실시하고 있는데다, 응급장비 역시 부족해 중증환자들을 치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일부 의료기관을 제외하곤 오후 10시 이후에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을 이용하지 이용을 하지 못하고 있어 뾰족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모(41) 씨는 "새벽에 아이가 아파 당황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10만 여명이 입주하는 미사강변도시에 단 한곳의 병·원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하남시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