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수천만원을 잃을 뻔 했던 50대 여성이 설을 앞두고 특별 방범순찰중이던 한 경찰관의 기지로 피해를 막았다.

하남경찰서 신태희 경장과 조동주 경위.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5시40분께 하남지구대 신태희 경장은 조동주 경위와 설날 특별합동순찰을 하던중 "KT에서 명의도용을 당해 계좌에 있는 돈이 이체될 수 있으니 즉시 보안계좌로 돈을 이체하라"며 서울경찰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A은행 하남지점에서 송금중이던 최모(57·여)를 발견 신속히 대처해 3000여만 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고 16일 밝혔다.

휴대전화 발신번호에 찍힌 '02-1566-0112'만을 보고 서울경찰청에서 걸려온 전화로 착각한 최씨는 인근 A은행을 찾아 휴대전화 속 남성이 알려준 계좌번호로 594만 원을 송금했다.

최 씨는 곧 이어 B은행에서 2천700만 원을 인출, 돈을 다시 한 번 송금하기 위해 C은행을 찾았다.

신 경장은 순찰중 현금이 가득 담긴 종이 쇼핑백을 들고 ATM기(현금인출기) 앞에서 당황한 기색으로 통화하는 최씨를 발견 통화내용을 확인한 뒤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는 이를 만류하기 위해 최 씨에게 다가가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후 휴대전화 속 남성과 통화를 시작, 하남지구대 소속 경찰임을 밝히자 욕설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신 경장은 최 씨에게 해당 전화가 보이스피싱이였음을 설명한 후 은행 마감시간이 지났음에도 지점의 비상문을 통해 담당 직원을 만나 정황을 설명한 뒤 이전 은행에서 송금했던 594만 원에 대해 사기계좌 지금정지와 부정계좌등록을 마친 뒤 새로운 계좌를 개설 다시 입금케 해 인출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신 경장은 "저축해둔 노후자금을 범죄로부터 지켜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낯선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입금이나 계좌이체를 요구할 경우 일단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하고 신속히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하남경찰은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설 명절 특별방범순찰을 강화하고 있어 순찰 중에 이번 사기사건을 예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