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나 병원, 미용실 같은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합니다." (미사강변, 15블럭 입주민 조모씨)

"미사강변도시에는 편의시설이 전무한 반면 보이는 것은 온통 부동산 중개업소뿐입니다. 대중교통 노선도 엉망이구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 입주 초기에는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주변의 상가에 입주한 점포는 부동산 중개업소뿐이니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9블록 입주민 정모씨)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수산물센터가 이전을 하지 않고 있는 데다 활어 운송차량들이 신선도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바닷물을 과다하게 실어 적정 무게를 넘기거나 바닷물을 도로에 악취를 풍기는 등 주변 환경이 엉망입니다(28블록 입주민 김모씨)

12일 찾은 하남시 미사2동 미사강변도시 초입에는 입주·분양 등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매달려 있었다. 미사강변도시 A15 블럭에서 불과 50m가량 떨어진 A13 블럭에서는 소음을 동반한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6일 밤 A15 블럭 주변.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아파트 창에서 나오는 불빛뿐이었다. 주변 도로가 미완성이다 보니, 차량이 역주행하는 아찔한 모습도 연출됐다. 아파트 인근에는 대형 건설차량들이 오가고, 인도 설치공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금융기관·병원 등 기반시설 엉망

지난해 6월 A15블럭 976가구를 시작으로 A9, A28 블럭 등 3229가구가 줄지어 입주하면서 수도권 최대 분양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사강변도시.

하지만 입주를 마친 주민들은 대중교통은 물론 기본적인 기반시설(본지 2014년11월 21일,12월 18일 자 보도)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약국, 병원 , 소방서, 파출소 등의 기본적인 편의시설은 물론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한 자동화기기다 1대도 설치되지 않아 아파트 주변에서의 공과금 납부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병원과 생필품을 파는 할인마트도 전무해 간단한 식료품을 사려 해도 차로 10여 분 걸리는 풍산지구를 찾아야 하고, 혹시 아이가 다치기라도 하면 찾을 만한 병원도 없어 서울이나 하남 시내를 이용하고 있다.

감기에 걸려 병원에 다닌다는 최모씨(50)는 "근처에 병원이 없어 천호동·신장동까지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입주민 남모(51)씨는 "미사강변도시에 입주한 상가의 대부분은 부동산 중개업소 뿐"이라며 "기반시설도 제대로 갖추어 놀지 않고 주민들을 입주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A9블럭에 입주한 최모(48·여) 씨는“생에 첫 보금자리로 기대를 갖고 입주했는데 아직까지 기반시설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여간 불편 한 게 아니다”라며 “자동차가 없는 주민들은 섬 안에 갇혀있는 느낌이고 학생들은 근처에 학원이 없어 멀리까지 나가야 하는 실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중교통 부족해 불만 속속

미사강변을 운행하는 버스운행 회수도 10회 이하이거나 노선 자체가 없어 서울 지역으로 나가는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등 노선 신설 및 운행횟수 증편이 절실한 실정이다.

또 노선버스들의 배차간격이 적절치 않은 데다 운행시간이 오전 6시에 첫차가 도착되고 막차도 오후 10시분이면 끊겨 이른 아침이나 밤늦은 시간에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이중불편을 겪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노선이 확정된 9302 광역버스(미사강변-올림픽대로-잠실)도 자동차제작사 업체들의 파업으로 운행을 하지 않고 있어 마을버스나 셔틀버스 등 대체운행조차 없다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A9블럭에 입주했다는 한 40대 여성은 "주로 천호동 방면으로 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노선이 2개뿐인데다 배차 시간이 너무 길고 늦은 시간에는 아예 차가 끊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A15 블럭 입주민 조모(39)씨도 "버스 노선 자체가 별로 없는 데다 일찍이 끊기고 배차간격도 길어 불편이 크다"며 "단지 내부 환경은 좋지만 외부 대중교통 등 기본적인 기반시설부터 해결해 나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강동구에서 10여년 거주하다 A9블럭에 당첨돼 이곳에 입주했다는 임모(57)씨는 "창을 열면 한강, 문을 열면 서울"이라는 LH의 모토와 달리 일상생활의 불편과 고통이 심각하다”며 “특히 학교와 교통, 병원,금융기관 등이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