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경기 하남 교산 공공택지개발지구 토지가 건설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LH가 매각을 시도한 공동주택용지가 줄줄이 유찰되거나, 부지를 매입한 이후 중간에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주상복합 용지 등 알짜 입지 땅이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공급 대상자인 건설업계는 사상 초유의 고금리에 자잿값 상승과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전반적인 물량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LH 택지지구 내에서 공공택지 용지를 공급받았지만, 중도금과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용지는 46곳으로 연체 금액은 1조 1,33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LH는 지난해부터 하남 교산지구 등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용지를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남 교산지구 주상 복합용지(6블럭)에 대해 처음으로 모집공고를 냈지만, 택지를 사겠다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서울과 가까워 우수한 입지로 꼽히는 이 필지는 348가구로 공급가 1,459억 원에 매각 공고를 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업계는 향후 공동주택 계약 해지 사례가 속출하면 수도권 3기 신도시 조성 사업이 지연될 위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제 경기 남양주 왕숙2 A1·A3블록(1412가구)과 하남 교산 A2블록(1115가구)의 본청약은 당초 다음 달로 예정돼 있었지만 내년 3월로 각각 연기됐다.

또, 고금리가 지속되고 자잿값과 공사비가 인상되면서 공사를 마쳐도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일부 건설사들은 벌여놓은 현장의 분양시장이 좋지 않아 공급계획을 취소하는 사례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LH는 상황이 악화하자 공급 가격을 낮추고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용지를 매입해야 할 건설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로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교산지구는 지난 2020년 국토부가 실시한 3기 신도시 선호도 조사에서 1위에 올랐던 곳으로 지난 2021년 사전청약에서도 52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인기를 증명했던 곳이다.

한편, 하남 교산지구는 천현동, 교산동, 춘궁동, 상·하사창동 일원 649만㎡ 규모로 공동주택 97.4%, 단독 2.6%로 비율로 조성되며 이중 사전청약 0.034%, 공공임대는 35.6%로 총 3만3,64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